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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생애 첫 화상면접을 봤다. 집에서 면접을 보는 거라 옷을 챙겨 입고 먼 거리를 가지 않아도 되니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생애 처음으로 접한 화상면접은 최악이었다.
면접은 구글 meet로 봤다. 집에 노트북이 없어서 핸드폰으로 접속했다. 핸드폰으로 접속해서 면접을 보는데 문제는 없었지만 핸드폰 화면이라 상대방 얼굴이 코딱지만하게 보인다는 단점을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야 알았다. 사전에 인사팀에서 구글 meet url을 메일로 보내고 접속이 되는지 테스트를 거친 후 면접시간이 되면 해당 url로 제가 접속해서 면접이 이루어졌다. 내가 생각했던 화상면접은 화상회의처럼 모두가 1:1로 접속해서 질문을 주고받는 건 줄 알았는데 면접에서 절대적인 을인 나의 착각이었다.
화면에 접속하자 면접관 3명이 나타났다. 그들은 회사의 사무실 한 공간에 있었다. 코로나지만 출근을 하고 외부인 출입은 자제시키는 회사였던 듯... 한 공간에 있으니 그들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화상회의가 아닌 화상면접이라서 그들의 얼굴은 1:1로 비추지 않았다. 이게 가장 당황스러웠는데 그들 앞에 마이크가 한 대씩 놓여 있고 화면은 그들의 측면에서 비추고 있어서 나는 면접관 얼굴이 잘 보이지도 않은 채 멀리서 그의 옆모습을 보면서 질문에 답해야 했다.
면접이라는 게 질문에 답변을 잘하는 게 중요하긴 하지만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서로 읽어야 하는 건데 마스크 낀 옆모습만 보여주니 이 사람이 나를 보고 있는 건지 나의 이력서를 보고 있는 건지도 알 수 없고 이 사람이 나의 대답을 듣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전~혀 전해지지 않았다. 살면서 여러 번의 면접을 봤지만 이렇게 면접을 보는 도중에 아~ 글렀구나 싶은 면접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화상면접의 특성상 대답의 타이밍이 잘 전해지지 않아서 내가 말하는도 중 상대방이 말을 하는 겨우도 었고 마스크를 끼고 있으니 대사 전달이 잘 안되어서 "잘 못 들었습니다"라는 말을 해야 할 때도 있었다. 내가 딴생각을 한 게 아니라 상대방의 대사가 잘 전달이 안된 건데...
어쨌거나 면접은 예상대로 낙방이었다. 코로나 시대의 면접은 이렇게 어려운 거구나...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서 취조당하는 느낌이었다. 원래 면접이라는 게 꼬치꼬치 캐묻는 과정이긴 하지만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질문과 답변. 상대방의 감정이 전혀 전해지지 않는 이 과정이 참 낯설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언제고 이런 시대가 다시 올 수 있다. 더구나 디지털 노매드로 살려면 나 역시 화상면접과 화상 미팅에 익숙해져야 한다. 화상 미팅은 이미 여러 번 해봐서 힘들다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화상면접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혹시나 화상면접을 앞두고 있다면 친구들과 사전에 화상면접 테스트를 꼭 해보시길 권한다. 면접관은 나에게 얼굴을 안 보여 줄 수도 있다. 그런데 면접관에게는 내가 엄청나게 클로즈업되어 보인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화상면접 준비를 하면서 예상 질문 답변을 미리 써놓자 뭐 이런 글을 봤는데 절대 그러지 마시길. 내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는건 내 눈동자가 굴러가는게 다 보인다는 뜻이다. 그래도 불안해서 꼭 컨닝페이퍼가 필요하다면 사전에 카메라 주변에 컨닝페이퍼 붙여놓고 친구와 면접본다는 생각으로 화상미팅 해 보시길!! 화상미팅한 화면을 녹화해서 보면 내 눈동자가 얼마나 굴러가는지 바로 느낄 수 있다. 난 사전에 해보고 눈동자 돌아가는거에 놀라서 컨닝페이퍼 안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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